산, 백두가 된다
- 글, 사진과 놀다⑤ 그 날, 백두산을 걸었다. 백두산 여행 둘째 날, 우리 일행은 서파에서 북파까지 천지 주변의 능선을 따라 트레킹에 나섰다. 서파 주차장에서 시작해, 마천우(2,459m), 청석봉(2,662m)을 지나, 2,691m의 백운봉을 돌아 오른 후 녹명봉(2,603m)을 넘어, 천지의 물이 흘러내리는 달문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천지 둘레의 3분의1 정도를 직접 걷는 셈이다. 일행이 산에 오른 시각은 아침 8시였다. 그리고 천지물가인 달문에서 노닐다가, 장백폭포를 조망하며 숙소로 돌아온 시각은 오후 6시 무렵이었다. 그 10시간 동안 밟은 데는 백두산뿐이었고, 오직 백두산만을 보았다. 그 10시간 동안, 백두산은 나를 하안거에 든 승으로 만들었다. 백두산은 그 존재만으로 수행에 들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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