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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가족, 그 다음 재산을 노린 아들의 칼에 찔린 어머니는 숨을 거두기 전, 살인의 증거물이 될 수 있는 아들의 손톱을 발견하고는 그 손톱을 삼켜버리고서야 숨을 놓습니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 표현된 모성애의 한 장면입니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 열 명 가운데 네 명은 학대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노인들은 어들과 며느리, 딸들로부터 언어나 심리적인 학대를 받는다고 합니다. 자녀들은 노인들에게 무관심하거나 냉담하기도 하고 노인들의 의견에 불평하거나 화를 내는 등 정서적 학대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노인들은 그런 자식들을 좀처럼 신고하지 않습니다. 자식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갈까 싶기 때문입니다. 정으로 맺어진 한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최후의 안전지대입니다. 노인들은 가족의 테.. 더보기
가부장 그 너머 서울 마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이유명호님이 중고생 시절 때 일입니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는 이유님과 함께 미성년자관람불가인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극장주인은 막아섰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따지고 들었습니다. “부모랑 왔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이들 부녀는 훗날 단속이 덜한 동네극장에서 그 영화를 함께 보았습니다. 이유님의 지갑 속엔 아버지의 시신을 화장한 후 타다 남은 뼛조각 중 한 개가 고이 간직돼 있습니다. 그만큼 아버지는 삶의 든든한 친구이자 스승이었습니다. 평일날 등교 대신 광릉으로 놀러가고 교장 선생이 훌륭한 학교를 가기 위해 중학교를 하향지원 한 일, 모두 아버지가 부추긴 일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반말을 쓰라 한 이도 아버지였고 결혼할 때 ‘참고 살아라’는 말 대신 “남편이 한 대.. 더보기
따뜻한, 큰 세상 어느 날 외국인 노동자가 저녁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돈은 어디서 났습니까?” “실은 손가락이 잘려서 보상받은 겁니다.” 노동자는 태연하게 말했으나, 함께 있던 이는 울컥 눈물이 솟았습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를 운영하는 박천응 목사의 가슴에 새겨진 작은이야기입니다. 그가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이 아닌 ‘주체’로, 사람으로 바라보게 된 것도 그처럼 작은 사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97년 2월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한 남자가 교회 문 앞에서 신문지를 덮은 채 자고 있었습니다.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한 상담을 하려고 노동자센터를 찾아 서울에서 안산까지 걸어온 나이지리아 노동자 였습니다. 박 목사는 그에게서 예수의 잔상을 보았습니다. ‘예수가 외국인 노동자로 다시 세상에 와 사회운동 한다는 나를 각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