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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0+31

31과 12분의 9 회사에서 작은 사고를 쳤다. 운영과 관련해 사장이 내인 부당한 결정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글로 써서 전 직원에게 돌렸다. 세풀 마감하면서 생각하니, 글 내용으로는 후회하지 않는데 그 행동은 후회한다. 잘못해서가 아니다. 좀 더 강하게 하든가. 그처럼 어설프게 하려거든 하지 말든가 해야 했다. 더욱이 내가 말하는 ‘절차와 원칙’이란 이곳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좀더 일찍 알았어야 했다. (2000.9.) 더보기
가름비가 부른 예감 가름비. 계절과 계절을 가르는 비가 있습니다. 그 비가 내리고 나면 어느새 한 계절은 자리를 내주고 새 계절이 슬그머니 우리들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죠. 언제부터인가 그 비의 존재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슬쩍 저 좋을 대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가름비. 주말에 내린 비가 그 가름비였을 겁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새 천년 첫 가을. 거창한 수식어와 달리 이 가을이 지난 가을과 무엇이 다를까 싶습니다만 그래도 자란 한 살 만큼, 보낸 한 해 만큼 세상 속에서, 사람살이에서 풍요로움을 찾고 싶은 마음은 더 깊어졌습니다. 다행히 사무실 제 자리 뒤켠으로 풍성하게 감이 열린 감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주렁주렁 매달린 감은 어제 저녁 내린 빗방울을 아직 채 떨구지 못했습니다. 잠시 의자를 돌려 그 감나무를 바라보노라.. 더보기
31과 12분의 7 3분 재판 7월 21일 오후 4시. 서울 지방법원 522호실. 두 번째 재판이다. 그런데 3분도 안 돼 끝났다. 검사가 요청한 증인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피고인석에 올라갔다가 곧바로 그냥 내려왔다. (2000.7.2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