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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자연스럽게 동강 텃새 비오리, 보길도의 갯돌, 민둥상의 가을억새, 인사동 골목길, 새만금의 백합, 지리산의 물봉선, 그리고 지렁이와 자전거… 제각각인 이들이 하나의 이름으로 모일 때가 있습니다. 모두 풀꽃상을 받은 ‘자연’들입니다. 풀꽃상은, 사람은 자연의 일부일 뿐이며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 1999년에 만든 상입니다. 비오리는 동강의 또다른 아름다움으로 남을 정도로 귀엽고 예쁩니다. 보길도의 갯돌은 그저 제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사람과 자연의 거리를 일깨워 줍니다. 민둥산의 가을억새는 매년 어김없이 이 땅의 산들에 흩뿌리는 가을빛입니다. 인사동 골목길은 속도와 큰길의 가치를 넘어 느긋하고 고즈넉이 끌어가는 삶을 가졌습니다. 새만금 갯벌의 백합은 갯벌과 갯벌 .. 더보기
꽃들과의 대화 책상에 작은 화분이 일곱 개 있습니다. 이 녀석들이 이곳까지 와 저와 인연을 맺은 사연은 다양합니다. 라벤다, 골든타임, 레몬밥… 손끝으로 잎사귀를 만지면 향을 내는 허브입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의 동료들에게서 받은 것들입니다. 야자가 심겨진 화분은 다른 잡지사 기자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신고늄은 집에 있던 화분에서 가지를 따와 수경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올 땐 세 잎이 났었는데 지금은 잎이 일곱 개로 늘었습니다. 나머지 화분 두 개도 책상 한 귀퉁이에서 파릇한 잎을 내밀었습니다. 가끔 화초들을 보면 새 잎을 내미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웃음이 절로 납니다. 마음이 맑아지는 듯 합니다. 저들의 생명이 신비롭기도 합니다. 마감이 한창인 요즘, 출근해 보면 화분에 담긴 화초들이 고개를 꺾고 있곤.. 더보기
아픈 가르침 채 한 뼘도 안 되던 키가 한 팔길이 만큼 자란 건 기쁨이겠으나, 제 몸 하나도 버티지 못해 푹푹 줄기를 꺾는 그 아픔까지도 당신이 키운 것인지, 그처럼 미련스레 살아도 되는지… 내가 당신에게 물을 주었고, 내가 당신을 볕드는 창가에 두었거늘, 어제의 내 사랑이 오늘 그처럼 아픔이 될 줄이야 하여 당신의 아픔이 내겐 속상한 일이거늘… 사랑도 그처럼 아픔이 될 줄이야… 지금 당신이 줄기를 꺾지 않았다면, 나 또한 깨닫지 못했을지니 내가 당신에게 준 사랑에 당신은 온몸을 꺾어 나를 일깨워 주었으니 내게 보여 준 그 아픔 또한 내게 주는 사랑인 줄 알겠습니다. 2 꺾인 당신의 줄기를 세우고, 마른 잎을 따 내고, 물을 깊게 적시고, 좀더 볕 가까이 두는, 이 모든 관심이 당신의 아픔으로부터 비롯되었으니 아픔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