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온날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 빠진 그릇, 퇴출하다 집에서 사용하는 그릇 가운데 네다섯 개는 깨졌다. 살림할 때 어딘가에 부딪혀서 생긴 자국이다. 그처럼 이가 나간 그릇을 버리지 않고 사용했다. 음식을 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아이들이 없으니 깨진 부분에 다칠 일도 없었다. 새그릇을 사용한데도 언제 또 이가 빠질 지도 알 수 없었다. 지난 주 둘째 누이가 새 그릇 한 묶음을 주었다. 밥그릇과 국그릇, 접시2종이 각각 다섯 개 씩이다. 누이의 큰 딸이 다니는 회사에서 줬다는데 당장 쓸모가 없다며 내게 주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보탰다. "집에 있는 깨진 그릇들은 모두 버려라." 몇 달 전에 큰 누이가 광주집에 왔었는데, 그때 깨진 그릇을 보고 얘기를 전한 모양이었다. 몇 년전 중국의 음식점에서 식사할 때 테이블엔 이가 빠진 그릇들이 많았다. 중국에서는.. 더보기 사진은 노을을 놓치다 유혹만큼 고민이 깊지 않았다. 6월 21일 하지날 저녁, 야근을 가겹게 마치고 7시 30분쯤 사무실을 나왔다. 모처럼 자출한 날이라 퇴근도 '자퇴'다. 그 자퇴길에서 노을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유혹은 도심에서 시작됐다. 금남로 길을 건너 광주천변으로 향하는데 골목길로 비치는 노을이 색달랐다. 건물에 가려 제대로 볼 수 없음에도 예사롭지 않다. 잠시 머뭇, 망설이다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다. 그런 사정은 광주천변에 와서 달라졌다. 천변에 나오는 순간, 서쪽 하늘에 노을이 가득했다. 붉은 빛 가득한 다색의 노을은 도시와 색다르게 어울렸다. 낮은 건물들, 광주천에 비친 빛, 그 위로 딱 트인 하늘과의 조화가 낯설였다. 그 낯설음이 자전거의 바퀴를 멈추게 했다. 광주천변에 자전거를 세우고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자.. 더보기 전화없이 전화걸어 전화찾기 자동차에서 내렸다. 아파트 입구다. 차가 막 떠나고 습관처럼 주머니를 만졌다. 아차! 핸드폰이 없다. 방금 떠난 차에 떨어뜨렸나 보다. 다행히 택시가 아니다. 차 주인은 글쓰기 강의를 듣는 수강생인데, 함께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을 불러 나를 바래다주던 참이었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바로 앞이 집인데 집엔 전화가 없다. 밤 1시니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다. 잠시 생각했다. 핸드폰이 없으면? 일단 내일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문제다. 7시까지 사무실에 가려면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누군가에게 내일 아침에 전화로 깨워달라고 할까... 하려던 차에 '아! 전화기가 없지!'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공중전화기도 안 보인다. 근처 어디에 공중전화기가 있었나 생각한다. 안 잡힌다. 다시 둘러본다. 아! .. 더보기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49 다음